지구는 거대한 자석
태양은 빛과 열 이외에 뜨거운 고에너지 입자를 사방으로 방출하여 지구 생명체에 막대한 위협을 준다. 다행히 지구는 생명체들을 고에너지 입자들로부터 지켜내는 방어막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러한 방어막이 없다면, 고에너지 입자들이 그대로 쏟아져 생명을 불살랐을 것이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으로 주변 우주 공간에 자기장을 펼치고 있다.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이 자기장이다. 우주로부터 오는 해로운 고에너지 입자들은 대부분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전기를 띄고 있는데, 이렇게 전기를 띄고 있는 입자는 자기장을 가로 질러 갈 때 큰 힘을 받기 때문에 지구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의 천문학자 밴 앨런은 지구 자기장에 갇혀 있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영역을 발견했다. 이 영역은 발견자의 이름을 따 '밴 앨런 밸트'라고 부른다. 이 영역은 내층과 외층 두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층에 갇혀 있는 입자들은 외층에 갇혀 있는 입자들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만약 지구가 자석이 아니었다면?내층에 갇혀 있는 수소 이온(수소가 전자를 하나 잃어 플러스(+) 전기를 띄는 상태)의 에너지는 무려 100MeV(에너지 단위의 일종)에 달한다. 우라늄 원자 하나가 분열하면서 발생되는 에너지가 200MeV 정도인 것에 비교하면 매우 큰 에너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공위성을 띄울 때도 인공위성의 궤도가 밴 앨런 밸트 영역에 들어가지 않도록 계산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에너지 입자에 의해 인공위성이 심각한 손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고에너지 입자들이 자기장에 의해 차단되지 않고, 지구로 쏟아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기를 통과하며 각종 핵반응을 일으키고, 일부는 지상에 직접 닿아 지상의 방사선 수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돌덩이만 뒹굴어 다니는 황무지 행성이 된다.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다. 지구의 자기장은 지구에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오감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지구 자기장은 지금도 내 주변의 모든 공간을 채우고 있다. 대기권을 넘어 멀리 우주 공간까지 뻗어 있으며, 우주의 해로운 입자들로부터 항상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지구가 거대한 자석이 아니었다면 지구는 지금과 같은 생명의 요람이 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