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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야, 비로소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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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한쪽 쪼그려 앉아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쉰다.)
"내 삶은 끝이야. 포기할래."
"기도도 말씀도 예배도 다 옛날 같지 않아. 바닥이야."

(고개를 들며)
이런 사람들 꽤 많지요.
난 이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잘했다!! 잘했다고요! 왜냐고요?
시원찮게 해 놓고도 안 무너지는 것보다 무너진 게 낫거든요.

(천천히 일어나 무너진 돌을 바라보며)
생각해 보세요. 사람이 뭔가를 열심히 쌓았습니다.
돌 하나 놓고, 또 하나 놓고. 나름대로 열심히 쌓았습니다.
그런데 다 쌓아 놓고 보니까 뭔가 이상해요.
다시 쌓아야 할 것 같은데... 여러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어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못합니다. 나부터도 못해요!
(손으로 돌 무너뜨리는 시늉)
“내가 꼼꼼하게 쌓은 것이지만 마음에 안 드니까 다시 무너뜨리겠습니다.”
이렇게 말 못 해요. 왜냐하면 내가 얼마나 공들여 쌓았는지 알잖아요.
게다가 다시 뜯어내려면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누가 그걸 자발적으로 합니까?
안 합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깨달은 듯)
그런데 하나님이 무너뜨려 버리신 거예요.
(두 손으로 돌을 무너뜨리는 시늉)
와르르! 무너졌어요.
내가 애써 쌓아 놓은 게... 다 무너졌어요. 쌓은 수고가 헛되도록 처참하게.
처음에는 하나님 왜 무너뜨리셨어요! 나 어떡하라고! 속상하기도 했어요.
(바닥에 돌 하나 잡으며)
그런데 막상 무너지고 나니까 어? 돌이 다 바닥에 있네?
잡아당길 필요도 없고, 뜯어낼 필요도 없고, 다시 처음부터 쌓으면 되네?
오히려 일하기가 쉬워졌어요!

(바닥에 놓은 작은 돌을 다시 쌓으며)
그래서 다시 쌓았습니다.
하나를 쌓고, 다시 그 위에 쌓고.
이젠 제대로 알고 배우고 쌓았습니다.

(관객을 바라보며)
3번 무너질 때도
4번 넘어질 때도
5번 엎어질 때도
무너졌기 때문에 다시 쌓을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안 무너졌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나는 인생, 요 정도면 만족해.”
“내 신앙 그냥 괜찮아.”
그렇게 계속 쌓았겠죠.
그런데 속은 텅 빈 강정이 되어 있어도 괜찮은 줄 알고 계속 쌓았겠죠.

(어깨를 으쓱하며)
나중에야 돌 쌓은 게 잘못된 줄 알고 고치려 해도 안 돼요.
하도 꽝꽝 박아봐서.
포크레인이 와도 안 뽑혀요.
왜? 너무 오래되어 굳어버렸으니까요.

(잠시 멈추고 관객을 바라보며)
삶도, 신앙도 그렇습니다.
시원치 않게 쌓아 놓고 그냥 그대로 가지고 있죠.
안 무너졌으니까요.
그런데 볼 때마다 아쉽죠.
“좀 더 제대로 할걸.”
그런데 이미 쌓아 놓은 신앙이니 무너뜨리기가 어렵습니다.
참 괴로운 거예요.

(쌓은 돌을 무너뜨린다)
그런데 무너졌습니다.
(돌을 집어 들고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하나님께서 다시 쌓으라고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전보다 더 멋있게 쌓는 모습)
무너졌기에 다시 쌓을 수 있습니다.
더 아름답게
더 단단하게
더 멋있게

“이번에는 제대로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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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