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리부동 (表裏不同) ;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름.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표리부동하다’라고 한다. 표리부동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정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표리부동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숨겨 타인을 속인 셈이니까.
나는 정직한가. 나의 겉과 속은 같은가?
사춘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에서 ‘가면을 쓴 것 같다’라는 표현을 보았다. 타인을 의식하고 살아가게 된 순간부터 우리는 가면을 쓴다. 타인의 기분과 의도를 파악하고 서로 맞추며 살아야 갈등을 미리 방지하고 좋은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나도 많은 시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정직의 정의는 ‘마음에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바르고 곧음’이다. 마음에 거짓이 없어지려면 솔직해야 하고 ‘솔직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미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겉과 속의 차이가 큰 사람은 정직하지 못한 부정적인 사람으로, 그 차이가 작은 사람은 처신을 잘하는 긍정적인 사람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표리부동하게 살아간다.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순 없으니 어느 정도는 필연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솔직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자신을 가두고 산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고, 타인에게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은 양심이 아픈 일이어서다.
오늘도 나는 표정 연기가 완벽하지 못했다. 기분 나쁜 것이 얼굴에 드러났고 누군가는 나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약간의 자유를 얻었고 내 양심은 조금 덜 무거웠다.
나는 ‘나’를 위해 ‘조금 덜’ 표리부동해지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