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슬기로운 임금님이 있었어요.
그러나 임금님에게는 한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자기 손발이 되어줄 신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임금님은 작은 꾀를 내었어요.
어느 날 임금님은 산기슭 돌밭으로 갔어요.
그곳에 신하들을 모두 불러 모았어요.
“모두 이 밭을 사라!”
신하들은 수군거렸어요.
“네? 이 쓸모없는 땅을요?”
“씨 뿌려도 열매 하나 제대로 안 나올 거 같은데요.”
“무슨 속셈이래?”
신하들은 의아해하며 어리둥절했어요.
며칠 뒤 임금님은 다시 신하들을 불렀어요.
“너희가 산 땅, 그 밭을 파 보아라.”
“네? 그 힘든 돌밭을?”
“밭 갈다가 멀쩡한 쟁기나 부러지면 어쩌려고.”
“돌 캐다 허리 다치면 어째?”
신하들은 한참을 구시렁거렸어요.
임금님은 다시 신하들을 궁으로 불렀어요.
“그래, 내가 준 선물들은 잘 받았느냐?”
“네? 선물이요? 무슨 선물이요?”
“자넨 받았나?”
“아니, 선물 쪼가리도 못 보았는데?”
임금님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어요.
“내 말을 들은 자가 없구나.”
“임금님, 돌밭을 돈 주고 살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왜 돌밭을 파라고 하십니까? 쓸데없이….”
“아,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곳에 내가 보화를 숨겼거든.”
“네? 보화요?”
“아주 큰 - 거!”
신하들은 깜짝 놀라 재빨리 궁을 빠져나갔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돌밭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났어요.
“신하들은 어디 있느냐?”
“신하들이 돌밭을 사려고, 땅을 파려고 난리라 하옵니다.”
임금님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혀를 찼습니다.
“저들은 내 말을 중시하는 자가 아니라 보화를 더 중시하는구나.”
“이제 어찌할까요?”
“그들에게 어찌 내 일을 맡기겠느냐. 그냥 두어라.”
임금님은 말씀했어요.
“내가 누구냐! 전지전능한 만왕의 왕이 아니냐! 내 말에 다 뜻이 있지 않겠느냐! 그럼, 일단 지켜야지. 저렇게 재고 의심해서야 어느 세월에 나의 왕국을 건설하겠느냐!”
『내 말을 귀히 여길 땅속 보화 같은 자 어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