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문명지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의 강 사이로 비옥한 땅이 형성되어 이곳은 일찍부터 농사가 발달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역사에는 많은 민족들이 등장한다.
아마 많이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수메르인, 바빌로니아인, 히타이트인, 아시리아인, 페니키아인,
페르시아인이 그 주인공들이다. 주인공이 많으면 이야기가 복잡해지기 마련.
이 민족들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여러 왕조들을 세우면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역사를 휘황찬란하게
만들어 나갔다.
많은 민족들이 있었기에 이 곳은 전쟁도 잦았다.
4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도시는 우르였다.
하지만 늘 강할 수만은 없는 법.
우르도 점점 약해지면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났다.
최후의 승자는 바빌론이었다. 유프라테스 강 북쪽에 있던 바빌론은 아카드 말로 ‘신의 문’이란 뜻이었다.
이 나라의 유명한 왕으로는 함무라비 왕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유명한 법을 만든 왕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무려 280여 개의 규정이 기록되어 있는데 점토판에 기록되어 바빌로니아의 각 도시로 보내졌고 모든 사람들은 이를 따라야 했으며,
어길 경우 형벌이 매우 엄격했다.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돌기둥 윗부분에는 태양의 신이자 정의의 수호자인 샤마슈가 함무라비 왕에게
붓을 건네는 모습이 새겨져 있고, 아래에는 법전의 내용으로 빼곡하다.
바로 왕은 이러한 존재라는 것을 그림과 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법은 사람이 만든 법이 아니고 신으로부터 받아서 기록한 것이라는 것을 튼튼한 돌기둥에 새겨놓았다.
함무라비는 말하고 있다.
“내가 신에게 붓을 받았노라. 이 붓으로 이 법을 쓰노라.”
까불면 죽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함무라비가 신에게 붓을 받았는지, 빗자루를 받았는지 그 누가 알 자 있겠는가?
그것은 오직 신과 왕만이 알 뿐, 사람들은 그 명을 받들 뿐이다.
영원히 갈 것만 같았던 바빌로니아의 번영도 함무라비 왕이 죽고 난후부터는 서서히 쇠퇴해 갔다.
이러한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서막에 불과하다.
수없이 많고 많은 지배자들은 신에게서 붓을 받아 그 붓을 자기의 재위기간동안 흔들었다.
어떤 왕은 그 붓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고, 어떤 왕은 자기만의 추상화를 그렸고,
어떤 왕은 붓을 칼로 쓰기도 하였다. 그 붓을 어떻게 쓰느냐는 오직 그 왕에게 달려 있었다.
그 붓을 준 자는 ‘신’이었고, 그 붓을 받은 자는 왕, 곧 땅의 신이었다.
오늘도 그 붓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는 자가 있는가.
세계 곳곳의 뉴스를 보면 어떻게 붓을 휘두르고 있는지 보인다.
잘못 붓을 쓴 자는 결국 그 붓을 뺏기게 된다.
모든 역사의 흥망성쇠를 그렇게 많이 보았는데도 어리석은 사람의 욕심은 역사의 끝을 망각한다.
잠시라도 역사책을 들여다보면 알게 될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