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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대로 말해요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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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 겨울 잠옷을 입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여름 잠옷을 구입했다. 새 잠옷을 세탁하며 정리하다 보니 예전 일이 생각난다.

그때는 부산 유명 해수욕장 근처에 (차로 10분 정도 거리) 살고 있어 손님이 자주 왔다. 그래서 게스트룸도 따로 만들었다.^^ 만들어서 자주 온 건지, 자주 와서 만든 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또렷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때는 겨울, 그 주간에는 동생들이 무려 2번이나 우리 집으로 왔다. 먼저 온 동생은 잠옷을 챙겨오지 않았다. 겨울이라 내의를 입고 있지만 다 큰 아가씨가 자기 집이 아닌 곳에서 내의만 입고 있기엔 뭣해서 내 잠옷을 빌려주었다. 그 동생은 다음날 잠옷을 아주 예쁘게 개켜놓고 우리 집을 떠났다.

그다음 날, 다른 동생이 집에 방문하여 손님방으로 들어갔는데 침대 위에 놓인 잠옷을 보더니 기뻐하며 “언니 이거 나, 입으라고 이렇게 예쁘게 해 놓았어요? ~” 나는 순간 ‘아닌데 어떡하지. 내복 위에 입었다가 갔으니 입어도 되겠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를 위해 잠옷을 준비했다는 기대와 기쁨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 그만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동생은 잠옷으로 갈아입으려다 “어 언니 이거 뭐예요?”라며 잠옷 안에 있는 내복을 꺼내 보였다. ‘앗... 그게 왜 거기서 나온 거지....’ 나는 변명할 말도 찾지 못하고 얼른 잠옷과 내복을 뺏어 들었다. 내 기억은 여기까지며 그 뒤에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지금 생각해도 민망한 상황이었다는 것. 그냥 사실대로 말할걸...

에휴~ 그게 언제적 일인데 아직도 이렇게 또렷이 기억하니 정말 민망한 순간이긴 했나 보다. 앞으로는 꼭 사실대로 말하라고 잠옷은 나에게 그날의 민망함을 포근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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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3/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