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가 삐뚤빼뚤.
오랜만에 써보는 글씨라 그런가 손에 쥔 펜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손글씨로 글을 쓰는데 여~엉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달라진 글씨를 보니 서예, 붓글씨부터 펜글씨까지 두루 섭렵했던 자부심은 온데간데없다. 달라진 글씨체를 보니 괜히 속상하면서도 머릿속을 때리는 생각 하나.
'세월 흘러 나이 들어 이렇게 달라졌을까?' 기분이 묘해졌다.
"저 사람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이 말이 남의 말 같지만 내 말 같을 때도 있다. 처음 마음가짐에서 살짝 벗어나 변해버린 내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고개가 숙어진다. 늘 초심을 잃지 말고 감사하며 살자는 주의인데 어느새 감사를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바를 이루며 살았는데 안일함에 빠진 게 원인이었다. 다시 회심하며 손글씨를 정성 들여 써 내려가며 그때의 간절함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