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나무의 시간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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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몰아쳤던 며칠이 지나고 겨울나무들이 가지에 쌓였던 눈들을 털어내고 있다. 하얀 눈의 침범에도 의연한 가지들이 믿음직스럽다.

그리스 신화의 난봉꾼 제우스신이 아름다운 여인을 탐하자 그를 피해 달아나던 그녀는 나무로 변하게 된다. 탐스러운 그녀의 살갗과 눈부신 머리카락이 딱딱한 나무로 변해버리는 그 찰나가 그려진 삽화가 너무 생생해서 놀라 바라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 후 '사람은 나이 들면 나무를 닮아간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나이 든 엄마의 심줄이 불거지고 마디가 굵어진 손은 봄이 되어 하얀 목련과 진달래를 피워낼 것만 같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취하려는 부당함에 맞서 나무가 되어버린 그녀의 선택은 청춘의 욕망과 열정을 지혜로 바꿔야 하는 우리네 인생을 상징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나님의 창조 이치를 따라 한치도 거스를 수 없기에 나무의 시간은 자꾸만 다가온다.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젊음을 내어주면서 그 가지 끝에 열릴 열매를 기다리는 지혜를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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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5/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