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올해 7살이 되었다. 키는 110센티 간당간당하다.
또래보다 10센티 이상 작은 키다.
그래도 키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는데 놀이동산만 가면 꼭 문제가 생긴다.
“엄마 나 저거 회전 그네 타고 싶어.”
“표지판에 키 제한이 120센티야. 내년에 타야겠다.”
“나 저거 타고 싶은데... 나 8살 되면 9살 되면 저거 탈 수 있어?”
“키 크면 언제든지 탈 수 있어.”
첫째는 까치발을 들며 키 큰 흉내를 냈다.
4D 영화관은 키 제한이 110센티였다.
직원이 첫째 키를 재더니 조금만 부족해도 안 된다며 출입을 제한했다.
대기 줄에는 첫째 또래들이 제법 있었다.
첫째보다 한주먹 이상은 커 보였다.
겨우 0.5센티.
조금은 서운했지만, 규정상 그랬다.
놀이기구는 나이 제한이 아니라 키 제한이었다.
놀이기구 특성상 안전하려면 그만한 몸이 갖춰져 있어야 했다.
이처럼 나이가 키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듯,
세상만사 모든 일도 오래되었다고 그 능력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과연 내 나이에 맞는 키를 가졌나?
7년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키는 얼마큼일까?
10년째 글을 쓰고 있는 작가로서의 키는 몇 센티일까?
18년째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인으로서의 키는 얼마나 자랐나?
아무리 생각해도 키 제한선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축복의 선이 있으니 그 선을 넘도록
주신 말씀 잘 받아먹고 무럭무럭 자라야겠다.
그래야 제자리만 도는 회전목마 인생에서 벗어나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 인생도 누리며 재미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