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배기 막내딸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하던 일을 멈추고 안방을 들여다본다. 아내는 마스크 팩을 한 채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고, 아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무서운지 자꾸만 팩을 벗겨 내려하며 옆에서 계속 울고 있다.
그 나이에는 무서운 변장을 위해 얼굴에 쓰는 가면과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팩의 구분이 어려울 터이다. 그나저나 이 상황을 어찌 수습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아내는 적어도 30분 동안은 팩을 벗을 것 같지 않고, 아이에게 팩과 가면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는 너무 난감한 일이다. 결국 울다 지쳐 잠이 든다. 역시나 시간이 해결해 준 셈이다. 자는 딸을 옆에서 다독이며 누웠는데, 그 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난다.
“형님, 교회 다니세요?” “응.” “교회 다니면 수입에 십분의 일을 낸다면서요?” “아, 십일조.” “난 그 돈 아까워 교회 못 다니겠던데...”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이유로 십일조를 꼽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가 수고하고 노력한 수입의 10%를 내는 것이 아니고, 세상 모든 것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90%를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 주면 좋으련만, 간혹 평생이 가도 이를 모르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