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0년 전 남사고의 예언...성경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다
『격암유록』은 조선 중기 천문가이자 사상가였던 남사고가 남긴 중요한 문헌으로, 그 속에 담긴 예언들은 한국 사회와 종교적 배경을 넘어서, 기독교를 비롯한 동서양의 다양한 신앙적 관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지는 성경적 관점에서 격암유록을 새롭게 해석한 『동양의 성경 격암유록』 서용연 해역자의 글을 두 차례에 걸져 연재한다 <편집자주> |

▲ 격암유록에 등장하는 `진인 정도령`은 진리 양식의 풍년을 가져와 만인들을 선하게 변화시킬 존재로 예고된다. 격암유록은 이 외에도 정도령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는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 재림에 대한 약속을 믿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미륵이 오고, 유교에서는 신(新)공자가, 도교에서는 정도령이 오면 이상세계가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기독교의 재림주, 유교의 신(新)공자, 불교의 미륵, 도교의 정도령이 같은 한 사람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목동 교보문고에서 책을 보던 중, 김대중 대통령을 정도령으로 해석한 『격암유록』 해역서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마치 동양의 성경을 만난 듯한 느낌을 받았고, 성경에 나오는 말세에 관한 이야기와 진인의 출현, 그리고 조선의 멸망과 815해방, 625동란, 419의거, 516혁명 등 우리나라 근대사를 예언한 내용을 보고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그 후, 나는 서울 국립중앙도서관의 전자도서실에서 필사 원문을 복사해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성경을 한 번도 필사해본 적이 없던 내가 『격암유록』을 두 번이나 필사하면서, 반드시 이 예언서를 해석하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시중에 나온 여러 해역서를 참고하면서도, 타인의 해역을 추종하지 않고 원문에 충실한 해석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책을 좋아했던 어르신 덕분에 신유승 해역서 1권, 2권, 3권을 입수하게 되었고, 그 내용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강덕영 선생의 해역서도 참고하면서, 주역에 대해 더 알기 위해 강진원 선생의 『알기 쉬운 역의 기본원리』와 『알기 쉬운 역의 응용』을 통해 큰 참고가 되었다.
이 책의 전수자(남사고)는 은두장미(隱頭藏尾)라는 방식으로 예언을 남겼다. 즉, 진인에 대해 머리는 숨기고 꼬리는 감추었다는 의미다. 그 결과,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복음이 전해지는 단체는 자신들의 스승이 바로 이 책에서 예언한 정도령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남사고 비결서』부터 『갑을가』까지를 자세히 해석해 보면, 진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정(鄭)씨 성에서 온다, 포은 정몽주의 후손 중에 온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정몽주는 고려의 충신으로 끝까지 절개를 지켰던 인물이다.
한편, 정*복 목사는 성철 스님이 살아계실 때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성철 스님은 “당신은 태백산 기도원 원장으로 신앙심이 투철한데, 혹시 오리라 한 정도령이 당신이 아닐까?”라고 묻자, 정*복 목사는 “나도 그분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예수님의 신부가 되어 하나님 역사를 이루는 한 종교단체에 입교해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
또한, 1997~1998년도 평창동 소망교회를 운영하며 한때 부흥강사로 유명했던 백*응 목사는 미국에 있을 때 닭띠의 정씨 성을 가진 목자를 따라가라는 계시를 받고, 한국에서 그런 분을 만나 신앙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되었다.
결혼하지 않은 도령으로 평생 수도 생활을 하며, “나의 스승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신 분이 있다. 이 분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 성령님, 성자를 보이는 산 존재자로 여기며 일평생 섬기고 모셨다. 그분을 30년 넘게 따라오며 바로 이 예언서에서 말하는 함지사지조소중(陷之死地嘲笑中)에 이르는 진인, 즉 정도령이 그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이, 다양한 종교와 예언서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해석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속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진인에 대한 예언은 모두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정도령은 그 예언 속에서 중요하고 상징적인 존재로 나타나며, 각기 다른 종교에서 이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그 진리는 하나로 모아진다고 믿는다.
『격암유록』은 사상·종교·천문학적 비결서
격암유록은 오랜 세월 동안 신비주의와 예언 담론의 영역에서 다뤄져 왔다. 그러나 실제로 이 문헌은 조선 중기, 참봉급 벼슬을 지낸 천문가 격암 남사고(1509~1571)가 남긴 사상적, 종교적, 천문학적 비결서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1944년 이도은에 의해 필사되었으며, 1977년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정식 소장되었기 때문에 ‘괴서(怪書)’의 범주를 벗어난 문헌으로 볼 수 있다. 격암유록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 문헌 곳곳에 기록된 내용이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 한국 사회·종교 지형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진인(眞人)의 출현 예고는 성경에서 예언하는 예수의 재림과 맞물리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예언서를 넘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중요한 해석적 통찰을 제공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점에 착안해 나는 성경적 관점에서 격암유록을 새롭게 해석해 보았다. 성경에서 예수의 재림은 인류의 구속과 완성을 예고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묘사되며, 격암유록의 진인 출현 예고도 이러한 종교적 관점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유교·불교·도교 3대 종교 사후론(死后論)
儒曰知識平生人道 名傳千秋死後論과 佛曰知識越一步로 極樂入國死後論과 仙曰知識又越步로 不死永生入國論을 (유왈지식평생인도 명전천추사후론과 불왈지식월일보로 극락입국사후론과 선왈지식우월보로 불사영생입국론을)
:유교의 지식으로 말하기를 평생 인간의 도를 다하여 그 이름을 오랫동안 남기는 것이 사후론인 것과 불교의 지식으로 말하기를 한걸음 건너뛰어 극락에 들어간다는 사후론인 것과 선도교의 지식으로 말하기를 또 한걸음 건너뛰어 죽지 않고 영생에 나라에 들어간다는 사후론이네.
天堂인지 極樂인지 彼此一般다못하고 平生修道十年工夫 喃嘸阿彌陀佛일세 春末夏初四月天을 당코보니 다虛事라 (천당인지극락인지 피차일반다못하고 평생수도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일세 춘말하초사월천을 당코보니 다허사라)
:천당인지 극락인지 피차일반 다 못 가고 평생 수도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일세. 봄에 끝이자, 여름의 시작인 4월 하늘의 일을 당하고 보니 다 허사라.
『격암유록』, 하늘의 일을 예언하다
격암유록은 우리나라의 3대 종교였던 유교, 불교, 도교의 사후론이 모두 무릎을 꿇게 만든 ‘하늘의 일’을 예언한다. 이 ‘하늘의 일’은 과연 무엇일까? 4월 춘분 이후 첫 보름 다음 첫 번째 주일은 기독교의 최대 축일 ‘부활절’에 해당된다. 이로써 ‘하늘의 일’은 바로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실제 18세기 한반도에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오랫동안 사회·사상적 중심축을 이루던 유교를 비롯해 불교·도교적 세계관까지 충격을 받았다. 예수의 십자가로 구원의 길이 열렸다는 전혀 다른 사후관과, 부활하여 승천한 예수의 재림에 대한 소망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백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雪氷寒水解結되고 萬國江山春化來라 尙佛來運運數조타 三聖合運一人出을 末世愚盲蠢瞽矇朧 視國興亡如草芥로 (설빙한수해결되고 만국강산춘화래라 상불내운운수좋다 삼성합운일인출을 말세우맹준고몽롱 시국흥망여초개로)
:눈과 얼음과 찬물이 다 녹아지고 만국강산이 봄꽃으로 활짝 피었네. 불교를 숭상하는 운세가 돌아오니 운수 좋다. 삼성의 운수가 합쳐 한 사람으로 나오는 것을 깨달으소. 말세에 어리석고 눈 멀고 벌레같이 몽롱한 자들이 국가의 흥망을 초개같이 여기고 보네.
유교에서는 신공자(新孔子), 불교에서는 미륵(彌勒), 도교에서는 정도령(正道令)이 와야 이상세계가 이루어진다고 설파하고 있다. 말세에 일어날 현상을 예언한 격암유록 가사총론엔 세 성현은 한 사람으로 나온다는 구절이 있다. 이는 곧 유·불·도에서 기다리는 자가 같은 한 사람으로 온다는 것이다.

▲ 격암유록에서 특히 진인(眞人)의 출현 예고는 성경에서 예언하는 예수의 재림과 맞물리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에 필자는 성경적 관점에서 격암유록을 새롭게 해석해보았다.
진인(眞人) 정도령의 징표
격암유록은 ‘진인 정도령’이라는 특수한 인물을 예언한다. 진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다양한 주장과 논란이 제기되어왔다. 해역서에 따라 진인을 문(文) 씨, 조(曺) 씨, 이(李) 씨 등으로 예견하기도 하며, 석욱수, 석미현은 진인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보고 해역서를 집필했다. 이미 여러 종교 단체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자기 단체의 창립자를 진인 정도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격암유록을 자세히 해역해보면 진인이 누구인지는 더욱 좁혀진다. 먼저 격암유록은 진인이 갖춰야 할 조건 7가지를 제시한다.
世人不知寒心事 鷄龍都邑非山名 (세인부지한심사 계룡도읍비산명)
:세상 사람이 알지 못하니 한심한 일이라. 계룡에 도읍은 산 이름이 아니다.
誕生靑林正道士 末世聖君視不知 (탄생청림정도사 말세성군시부지)
:탄생 청림 바른 진리의 도사다. 말세 성군으로 보아도 알지 못한다.
여기서 계룡(鷄龍)은 계룡산이 아닌, 진인의 탄생, 사주팔자와 상관있다는 이야기다. ‘탄생청림정도사’는 진인 정도령의 사주팔자가 ‘청림’임을 예언한다. 청림은 4개의 목(木)이 있는 사주로, 목은 계절로는 봄을, 만물로는 사람을 상징한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상관없이 모든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의 사주를 타고났다 할 수 있다.
無穀大豊豊年豊字 甘露如雨三豊이라 三旬九食三豊穀을 宮乙之中차자보세 第一豊에 八人登天 惡化爲善一穀이요(무곡대풍풍년풍자 감로여우삼풍이라 삼순구식삼풍곡을 궁을지중찾아보세 제일풍에 팔인등천 악화위선일곡이요)
:곡식이 없는데 큰 풍년이네. 풍년풍자 비와 같은 단 이슬 같은 곡식 삼풍이라. 30일에 9번 먹는 삼풍 곡식을 궁을지중(진인 정도령이 있는 곳) 찾아보세. 제1풍에 화(火)(파자법)가 하늘로 올라가듯 악한 사람이 선하게 되는 인간 곡식 일풍일곡이요.
第二豊에 非雲眞雨 心靈變化二穀이요 第三豊에 有露眞露 脫劫重生三穀이라 三豊三穀世無穀之 十勝中에 出現하니(제이풍에 비운진우 심령 변화 이 곡이요 제 삼풍에 유로진로 탈겁중생삼곡이라 삼풍삼곡세무곡지 십승중에 출현하니)
:제2 풍에 구름이 아닌 진짜 비로 인간의 심령을 변화시키는 인간 곡식 이풍이곡이요. 제3 풍에 이슬이 있으니 진짜 이슬로 과거를 벗고 새롭게 거듭나는 인간 곡식이 삼풍삼곡이라. 삼풍 삼곡은 세상에 없는 인간 곡식이네 십승중에 출현하니
풍년마다 변화되는 곡식, 그 의미는?
풍년마다 악인이 선인이 되고, 심령이 변화되며 거듭나는 곡식은 과연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곡식은 문자 그대로 먹는 곡식이 아니다. 이는 비 같은 말씀, 이슬 같은 말씀으로 변화된 사람을 비유한 표현이다.
또한, 곡식을 먹는 횟수가 한 달에 9번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사실은, 이는 바로 매달 주일과 수요예배의 횟수와 일치한다. 이처럼 곡식은 영적 양식을 비유하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진인은 하나님의 말씀, 즉 진리 양식의 풍년을 가져와 사람들을 선하게 변화시킬 존재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풍요를 넘어, 영적인 풍요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마음이 변화되는 과정을 묘사한 것이다.
기사원문 : [한강일보]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102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