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이석증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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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이 왔다. 또다시 문이 거꾸로 뒤집히고 천장이 빙빙 돈다.

몇 년 전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운동을 몇 시간하고 와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나는데 세상이 빙그르르 돈다. 처음 느껴보는, 차원이 다른 어지러움에 바로 여기저기 알아보고 병원을 가고 꾸준히 치료받고 완전히 좋아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참으로 공포스러웠다. 그 후에는 공황으로까지 연결되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길을 걸으면 땅이 움직이고 어지러움에 아기처럼 아장아장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시간도 있었다. 안전하고 흔들림 없는 기둥이나 굳건한 손잡이를 찾아 손을 뻗게 되었다.

출퇴근길, 땅이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게도 안정적인 시간이 속히 오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흔들림 없이 굳건한 세상에서 3년을 안전하게 살았다.

그런데, 다시 그 어지러운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급히 병원 치료를 받고, 매일매일 운동을 하며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땅이 움직이지 않고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며, 건강하게 눈을 뜨고, 출근하는 당연한 일상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다시 감사의 눈을 뜨게 되었다. 불평하려면 끝도 한도 없겠지만 감사도 하려면 끝도 한도 없음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다.


어서 안정적인 세상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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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5/2/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