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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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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피아노를 떠나보냈단다~"
엄마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

두 분이 오붓하게 지내기 적당한 평수로 집을 옮기신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다. 집을 내놓았다는 말을 먼저 꺼내시지 않아 사실 놀라긴 했다. 딸 분가하고 난 큰 집이 쓸쓸하셨던 걸까? 진즉에 집을 줄이고 좀 더 여유롭게 사셨어야 했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간다.

이사 가기 전 한창 짐 정리에 열중이신 부모님. 그래도 피아노는 30년 이상 나와 함께 한 애정 담긴 물건이라 나에게 물어보고 처분하려 그랬다는 아빠의 말에 왠지 묻어나는 아쉬움. 몇 해 전 아빠가 취미생활로 꾸준히 모아 서재 양쪽 벽면 빼곡히 채우고 있던 레코드판이며 애장하던 음악 CD들을 처분할 때가 떠올랐다. 그리 아끼던 것들인데 흔적 없이 사라진 레코드판 소식에 내 친구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어릴 적 온방 가득 채워 들려주던 아빠의 마음 담긴 레코드들이 내게도 찐한 추억이라 시원섭섭했는데 아빠라고 안 그러셨을까.

"나중에라도 이걸 어떻게 누가 다 정리할 거냐~?" 내 가슴을 멎게 한 아빠의 흘리는 말. 덤덤히 레코드판을 정리하시던 아빠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내 마음도 지금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마 그때부터 내 삶도 전환 중이었다. 나이 들면서 크게는 취업으로 인한 사회의 첫 발걸음, 그리고 결혼. 이 큰 두 전환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나이 들어가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게 되는 또 다른 변곡점들이 내 인생 그래프에 그려지고 있다.

인생 그래프에 항상 직진 상향선만 있을 수 없다는 걸 안다. 굴곡 있는 인생, 열심히 오르면 쉬었다가 잠시 내려갔다, 또다시 오르는 산과 같다고 하지 않는가. 이제라도 크고 작은 전환점을 동기 삼아 어제보다 나은 날들을 꾸려가며 지금 있는대서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 그래프 또한 잘 그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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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6/8/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