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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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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

오랜만에 쌓아둔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를 치웠다. 큰 캠핑용 카트에 실었음에도 두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그렇게 오전 시간을 다 보내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멍~ 하고 피곤했다.

쉬고 싶은 마음을 다독이며 책을 펴니 고사성어 하나가 보인다.
주경야독(晝耕夜讀).
백성의 80%가 농부였던 시절, 낮에는 논밭을 일구고 밤에는 책을 읽는 사람.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평범한 이는 아니었겠지.

농사를 지어본 적 없지만, 하루 종일 허리 숙이고 밭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충혈된 눈에 실핏줄이 보이고, 몸은 천근만근. 터벅터벅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고 나면 바로 눕고 싶지 않았을까? 그런 피로 속에서도 그는 책을 펼쳤을 것이다.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하기 싫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자고 싶은 유혹을 떨치며 책을 읽었겠지. 왜?

그는 왜 그렇게까지 책을 읽으려 했을까? 농사짓기 싫어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자식에게 다른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 아니면,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랐던 걸까.

몰락한 양반이었다면, 다시 가문을 일으켜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을 테고 평민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에 무모하게 도전 중인 사람이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지만 현실은 냉혹했던 과거시험이었으니까.

나라면 어땠을까? 아마 주경야독은 버거웠을 것이다. 농사만으로도 힘들다며 투덜거렸을 테고, 식구들 챙기고 아이들 키우며 “이것만도 감사한 거지” 만족하며 살았을 것이다.

주경야독.
그건 꿈과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현실의 벽을 깨고 넘어가려는 사람의 도전.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주경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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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3/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