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우리 언니by 파란백조

 

 


내 친언니는 3년 전에 필리핀에 갔다가 1년 전부터는 뉴질랜드에 가 있다.
아들만 셋인 언니는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유학을 가게 되었고, 좀 더 나은 환경과 여건을 찾아 지금의 뉴질랜드까지 가게 되었다. 언니가 있는 곳은 타우랑가라는 곳인데, 가끔 보내주는 사진을 보면 자연환경이 아주 깨끗하고 좋아 보인다. 언니는 그곳에서 영주권을 딸 생각을 하고 있다.

나의 언니는 성당을 다녔었는데, 선데이 크리스챤이었고 신앙 따로, 삶 따로였다.
언니의 신앙을 뭐라고 비판하는 건 아니다. 내가 볼 때 그러하다. 그리고 오래전부터는 성당에도 다니지 않고 마음속에 신의 존재만 부인하지 않는 정도이다.

언니는 똑똑하고 말을 잘한다. 툭 치기만 해도 모르는 사람과 앉아서 혹은 서서 10시간이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내가 죽어 깨어나도 못하는 소질을 가지고 있다. 나는 사람들과 말하는 것에 수줍음을 여기고 아는 사람들 앞에서만 머리 회전이 되지,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머리가 고드름이 되어버린다. 같은 자매지만, 다른 점이 참 많다. 언니는 20년 동안 한 직장에 다니면서, 사람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었고 나름 지도자였다. 그래서 말을 그리도 많이 해도 피곤치 않나 보다.

언니가 필리핀에 있을 때, 나와 부모님과 여동생이 일주일 동안 필리핀에 간 적이 있었다.
1월에 갔었는데 날씨가 많이 덥지 않고 저녁에는 서늘하니 생활하기에 괜찮았다. 일주일 동안 본 필리핀은 극과 극이었다.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어린아이가 신발도 못 신고 길거리에 서 있기도 하였다. 이런 모습은 필리핀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같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돈으로 7, 8천 원정도 내면 1시간 정도의 전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언니가 사는 아파트는 34층이었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나는 평소 기도할 때 세계와 민족들에 하나님의 복음이 널리 펼쳐지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속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를 꾸준히 하였었다. 필리핀에 가니 필리핀을 위한 기도가 뜨겁게 나왔다.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위해 평소 구체적으로 기도하지는 않았지만, 내 사랑하는 언니가 잠시라도 사는 나라이니,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필리핀을 위해 기도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기도했다.


하루에 몇 천 원이라는 돈을 벌기 위해 나를 폭포로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밀면서 온몸에 땀이 쏟아질 정도로 고생하는 사람들. 나를 화산으로 올라가는 말에 태운 채 자기는 슬리퍼를 신고 400,500m 고지의 울퉁불퉁한 먼지 길 산을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 관광을 하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나라였다. 그들은 그들의 사는 방식이 있고 결코 자신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가지며 그들을 보는 나를 어쩌면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잘 살아서가 아니라(나는 결코 부유하지 않다) 복음화 되지 않은 땅들과 사람을 보니, 필리핀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한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내 언니가 이제는 뉴질랜드에 가있으니, 나는 늘 뉴질랜드를 위해 기도한다.
사랑하는 자가 있는 곳에 나의 관심과 기도가 가진다. 이와 같이 하나님도 사랑하는 자에게 눈길을 돌리신다. 이 우주에 온갖 별이 있어도, 사랑하는 인류가 있는 이 지구에 하나님의 온 눈길과 마음이 멈추어 있다.


사랑하는 언니를 위해 늘 기도해 줘도 언니는 모른다. 일주일에 20번 이상 교회 가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며 왜 꼭 교회 가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냐고 이야기한다.


언니야
언니가 가는 어느 곳이든 내가 기도해주께
사랑하니까 늘 붙들고 기도해주께
언니가 남극에 가도 북극에 가도 내가 빙하가 녹을 정도로 기도해 주께
그게 나를 통한 하나님의 언니에 대한 사랑이야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언니는 잇몸이 부실해지고 이가 안 좋아져 늙어도, 계속 이야기는 많이 하겠지
그때라도 알아준다면 나는 여한이 없겠어.
언니야 사랑해
하나님이 나를 통해, 그리도 말하고 싶어 하네.
사랑한다. 사랑해.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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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6/3/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