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손들지 못해?”
첫째 아이는 마지못해 벽 쪽에 붙어 손을 든다.
둘째 아이는 바닥에 누워 “엄마, 엄마….”를 찾으며 서럽게 운다.
그렇게 2분이 흘렀다.
주님: 사랑아, 이제 주안이 용서해주고 손 내리게 해라. 주안이가 맏형이지만 이제 겨우 6살이지 않느냐.
사탄 : 무슨 소리야!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질 않잖아. 그리고 동생을 민 것이 벌써 몇 번째야. 이번 기회에 아주 혼내줘야 정신을 차리지.
나 : 이번 주 말씀이 용서인데…. 그래도 동생을 민 것은 잘못한 거야. 머리 부딪히면 얼마나 위험한데! 이번 기회에 따끔하게 혼을 내야 나중에 안 하게 될 거야.
사탄 : 쯧쯧쯧. 주님 저것 보세요. 주님이 용서라는 귀한 금 보석 같은 말씀을 줘도 결국 지 뜻대로 하지 않습니까! 저러면서 주님을 믿고 따른다니…. 참 웃기지 않습니까!
주님 : 너야말로 웃기는 사탄이구나. 너야말로 어린 유아 둘을 데리고 온종일 집에 있어봐라. 몇 시간도 안 돼서 나 그만하고 싶다고 먼저 두 손 두 발 다 들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네가 알긴 하느냐.
사탄 : 치…. 주님, 저것 좀 보십시오. 아이는 팔이 아파서 죽겠다는 표정인데, 엄마는 눈 하나 깜짝하질 않네요.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할 자가 저 냉랭한 행동은 대체 무엇입니까. 주님이 그렇게 피땀을 흘려서 가르쳐도 다 소용이 없다니까요. 주님이 참 불쌍하네요.
주님 : 아니다. 너 쟤 모르지? 예전 같았으면 너 같은 표정에 너 같은 마음으로 손에 매를 들고 생난리를 쳤을 거야. 저 정도면 진짜 많이 좋아진 거야. 힘든 상황 가운데 그래도 말씀 실천한다고 하면서 많이 유순해진 거야.
사탄 : 아이고 주님, 쉴드 칠 것을 쉴드 치세요. 아니 몇 년을 주님이 붙잡고 가르쳤는데 저 정도입니까! 그리고 조건은 얼마나 많이 세워주셨습니까! 사랑하는 자 세워서 금식에 절식에 새벽 기도까지... 그 조건 우리가 받았으면 다시 천사가 되고도 남았을 겁니다.
주님 : 너네는 그 조건에 조건 할아버지가 붙어도 안 변해. 그래도 저 아이는 마음 속에 누구보다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훈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마음으로 주의 말씀을 지키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곧 상황은 풀릴 것이며 더 변화될 것이다. 그것이 너와 내 사랑하는 자와의 차이다.
나 : 다시 동생 밀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이제 손 내려.
주안 : 엄마 나 팔 아파. 흑흑흑….
나 : 이리와 안아줄게.
사탄 :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나니 더는 할 일이 없네요. 자리를 떠야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리를 뜨기가 무섭게 다시 부를 일들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캬캬캬.
주님 : 나는 내 사랑을 믿는다. 앞으로 너를 부를 시간이 줄어들고 그 횟수도 줄어들어서 어쩌면 영영 너를 부르는 것을 잊어버릴 날이 올 것이다.
사탄 : 그야 두고 봐야 알죠.
주님 : 나는 단 한 번도 사랑하는 자에 대한 믿음을 저버린 적이 없다. 그래서 100% 확신한다.
이제야 용서하니 사탄이 제 마음에서 떠남을 느꼈습니다.
화가 누그러지더라고요.
‘용서’라는 말씀을 듣고도 제 화를 꺾지 못하고 결국 화를 폭발했습니다.
말씀대로 하지 않아 주님께 혼날 것 같았는데….
사탄의 조롱에도 주님은 언제나 제 편이 되어서 저를 변호해주고 계셨습니다.
사실 사탄은 저보다 더한 조롱과 멸시로 주님 마음을 아프게 했을 것입니다.
천상천하 그 행하심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 얼마나 자부심과 자존심이 강하고 크신지.
그러나 우리 위해선 그 자부심도 자존심도 다 내려놓으십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이를 키우면서 아주 조금 느끼는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주의 자존심 한 번 멋들어지게 세워드리고 싶습니다.
“맞다. 너희는 나의 진짜 자부심이고 자존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