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년동안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월명동 자연성전 풍경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환한 미소를 담아온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즉석 사진 촬영 팀입니다. 셔터 한 번에 월명동을 찾아온 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온 신영기 장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월명동 자연성전에 방문한 사람들의 추억을 촬영하는 신영기 장로
1. 즉석 사진 부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사진작가의 꿈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성인이 되어 선교회에 온 후 2005년부터 아내와 단둘이 월명동 자연성전 행사에서 작은 즉석 사진 부스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어느덧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엔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많은 팀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신앙의 길에서 잠시 멀어졌던 분들도 이 즉석 사진 촬영 활동을 통해 다시금 마음을 회복하고 함께해주고 계셔서 더욱 뜻깊습니다. 초창기에는 사진 부스를 월명호 한가운데 월명정으로 넘어가는 다리 인근에서 운영했는데,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이 오가고 월명호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경관이 돋보이는 스팟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정명석 목사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나 다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정말 감동받는 사진을 찍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씀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월명동을 처음 방문하는 분부터 마지막으로 오시는 분들까지, 누구든 이곳에서의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드리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날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희 부스가 일반적인 사진관과 다른 점은, 사람보다 월명동 자연성전 특유의 풍경과 배경을 중심에 두고 촬영한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사연을 담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돌과 나무들이 저절로 알려지게 하자는 정명석 목사님의 말씀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월명동 자연성전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피사체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이곳에서만 건질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사진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신영기 장로는 아내와 함께 2005년부터 월명동 자연성전의 행사마다 즉석 사진 촬영팀을 운영해 왔다.
3. 즉석 사진 팀을 운영하면서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단연 올해 3월 16일, ‘휴거 역사의 날’ 행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선교회의 최대 행사인 만큼 촬영 허가가 매우 신중하게 결정되는데요. 저희 팀이 사역을 시작한 지 21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행사에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날 많은 분이 휴거의 감격을 즉석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 가셨죠. 저희 팀도 그 날의 기쁨을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즉석 사진 부스를 들렀다 간 방문객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었다
4. 다양한 사람들이 부스를 거치면서 생긴 특별한 사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납니다. 선교회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던 남편을 모시고 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던 한 성도님이 기억나네요. 그 분이 남편과 함께 다음 행사에도 또 오시더라고요. 남편의 반대가 사라졌음을 직감하며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월명동에 처음 온 대학생들이 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갔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와 ‘30개론’ 말씀을 모두 듣고 정식 회원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한 어르신은 지난 몇 년간 저희 부스에서 찍은 사진들을 다 가져와 보여주시며, “나는 매년 이렇게 늙어가는데, 월명동은 변함없이 아름답구나”라고 말씀하시던 모습도 잊히지 않습니다.
일생에 한 번밖에 오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영정 사진을 찍고 가셨던 어르신도 계십니다. 그해에 촬영하고 가셨던 어르신이 이듬해에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멀리 해외에서 오신 교인들은 월명동에 다시 방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분들이 저희 부스에서 찍은 사진을 고향으로 가져가 저희 부스를 소개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보람을 느꼈지요.
5. 사진 부스를 거친 한 분 한 분을 세밀히 기억하시는 것 같네요.
셔터를 누르기 전, 초점을 맞추다 보면 피사체의 얼굴 표정이 고스란히 읽힙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을 느끼는구나’ 하는 표정부터, 혹여 ‘괜히 왔나’ 싶은 마음까지도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부스에는 유초등부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단골손님들이 많습니다. 작년에 찍었지만 올해는 더 멋진 모습으로 남기고 싶어 다시 오시는 분들을 보면 참 행복합니다. 특히 어르신들께는 ‘오늘 찍는 사진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모습’이기에,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촬영해 드리려 노력합니다.

즉석 사진 촬영 팀원들 일부와 함께.
6. 사진 부스를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현실적으로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인화지를 후원해 주시는 장로님을 만나게 해 주시는 등, 항상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저와 팀원들은 말씀을 유창하게 전하거나 화려한 말주변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저 저희에게 주신 작은 재능을 사용하시어 수많은 생명에게 기쁨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7. 앞으로 즉석 사진 부스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 계획인가요?
지난 행사 때 처음 시도했던 ‘네컷사진’ 부스가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또한 현 팀원들이 다진 초석위에서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바톤 터치해서 계속 이 사역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각 교회나 지방의 선교 행사와도 연계하여 더 많은 분에게 추억을 선물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평생 이 사역을 이어가고 싶고, 더 나아가 천국에서도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