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은행에 대출을 받은 일이 있었다.
필요한 서류를 가져오라고 하기에 그 목록을 들어보니 기가 찼다.
확정일자부 임대차계약서, 전세 보증금 5% 이상 납입한 영수증,
주민등록등본(1개월 이내), 건물등기사항전부증명서, 급여확인서류...
이름조차 생소한 서류들이 참 많았다.
게다가 이것이 기본서류란다.
기본서류를 내면 추가적으로 작성하는 서류가 또 한 가득이다.
서류를 다 냈다고 대출이 바로 되는 것도 아니다.
은행에서 대출자가 필요한 서류는 다 제출했는지
조건이 되는지 문제는 없는지 여러 가지를 다 본다.
그러니 결재가 나려면 7-10일이 걸린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이다.
건축허가의 경우 더 많은 서류와 조건, 승인절차가 까다롭게 진행된다.
이런 결제는 몇 주 혹은 몇 달, 운 나쁘면 몇 년도 걸릴 수 있다.
한 지인은 공장 하나를 허가받는데 5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렇게 국가의 허가를 받는 것도 이토록 어렵고 까다로운데,
하물며 하나님의 결재를 받는 일은 어떨까?
하나님의 결재를 받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구하는 자의 조건이 합당한지, 하늘의 뜻과 맞는지,
현재도 보시고 앞날도 보시고,
그것을 결재하면 다른 사람에게 지장이 없는지,
그것을 주면 얼마나 귀하게 사용할 것인지도 보시고,
얼마나 감사하며 쓸 것인지도 보신다.
구한 자가 조건을 다 갖추게 되면 비로소 하나님의 결재가 떨어진다.
이제 구한 것도 얻게 되고, 할 일도 잘되고 죄도 완전히 소각된다.
사랑하기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결재다.
그 마음을 알아드리며 그의 결재를 기다리는 우리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