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살아난 내 손목시계.
몇 년 동안 시계를 묵혀뒀더니 멈춘 지 오래다. 엄마가 물려준 손목시계라 더 반갑다. 째깍째깍 1초, 2초 달리는 시계를 다시 보니 나도 덩달아 가슴이 콩콩 뛰며 기쁘다. 옛 시간마저 다시 찾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아무리 무생물인 시계라지만 죽었다 살아나니 이리도 좋다. 무엇이든 살아있어야 값지고 의미가 있는 법. 죽어있던 시계가 살아났듯 멈춰있던 삶의 시간도 되살아난 것 같다.
요즘 어느 땐 별 하는 것 없이 그냥 시간이 흘러갈 때가 있었다. 종일 집안일에 육아며 기타 내 할 일 좀 하다 보면 그새 하루가 지나있다. 또 어떤 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기도 하고. 시간을 너무 뒤죽박죽 써서 그런지 열심히 한 일도 티가 나지 않는다. 왜 똑같은 시간인데 어느 땐 빠르게, 또 느리게 가지? 기분 탓인가? 마음 때문인가? 한참 고민하던 중 문득 생각 하나가 머리를 스친다. 시간은 찾아서 쓰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때에 맞게 다가오기만을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때 놓치고 할 일 못 했다고 하기보다 없는 시간에도 시간을 찾고 찾아서 써야 제대로 할 일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내일이 있다는 안일함에 자꾸 때를 놓쳤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