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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키호테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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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키호테다. 올해도 난 꿈을 꾼다. 한복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내가 만든 한복을 엄마에게 입히고 싶다. 코로나 기간 끝나면 한복 원피스 입고 교회 가야지. 고궁으로 꽃 나들이 갈 때 내 한복 입고 사진 찍어야지.

신랑이 한 소리 한다. 한복을 왜 배우냐고. 애들 머리카락 자르는 기술이나 배우라고. 미용실 비용이나 아끼게.

쳇! 그런 거에 전혀 관심 없거든. 난 지금 한국의 미를 배우는 중이라고. 내 머릿속엔 한복 생각밖에 없다고. 어떤 한복을 하면 좋을까? 엄마 입으라고 전통 한복을 배울까,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현대 한복을 배울까? 어떤 과정으로 진행이 되지? 재료는 한복 천이 나을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천으로 할까? 생각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네.

이왕에 배우는 거 제대로 배워야지. 우리 집 가까이에 세 군데 문화센터가 있네. 이곳은 가장 가깝긴 한데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어. 여기는 집에서 가장 먼데 대신에 한복 느낌이 내가 원하던 곳이야. 다른 곳은 전화한 선생님 목소리가 신뢰가 가는데? 어떤 곳을 할까? 이런 선택으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

한복을 배우면서 재단을 새롭게 배웠네. 옷을 만들 때 종이로 먼저 그리는구나. 사람의 몸마다 선이 다르구나. 내 가슴선과 등선이 이런 길이였구나. 한복의 용어가 정말 멋지다. 다른 일반 옷을 만들 때는 직선이 많았는데 한복은 곡선으로 만들어지는구나. 사람의 몸을 배려한 멋진 옷이다. 역시 선택을 잘했어.

한복을 만들 때 3시간을 내리 서서 재단하는구나. 앉을 틈이 없구나. 정신없이 재단하다가 미싱으로 이동하는데 다리가 굳었다. 절뚝절뚝... 아, 1시간 내내 서 있었구나. 그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구나. 다리를 돌리고 발목을 돌리며 피를 돌게 한다. 이제야 미싱까지 걸어진다. 그래도 재미나다. 뭔가에 푹 빠질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해.

사람이 꿈꾼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지겨운 삶이 기다리는 삶이 되었어. 나는 어느새 어린 왕자의 여우가 되었다. 수요일이 다가온다. 월요일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 두근거림이 2021년의 봄을 더욱 들뜨게 한다.

나는 영원한 돈키호테가 되고 싶다. 영원히 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복 디자이너가 될 거라고 꿈 좀 꾸면 어떤가. 풍차가 거인이면 어떻고, 양 떼가 군사면 어떤가. 내가 힘이 나잖아. 삶의 의욕이 생기잖아. 자꾸 도전하고 싶잖아.

올해는 주식을 배워야 한다는 둥, 돈 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둥... 많은 이야기가 내 귀를 따갑게 한다. 근데 내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는걸. 글 쓰는 것이 좋고, 붓을 놀리는 것이 좋고, 탭댄스 추는 것이 좋고, 옷을 짓는 것이 좋은 걸 어떡해. 그게 나인걸.


올해도 돌격해보련다.
망상인지 몽상인지 부딪혀보면 아는 일.
하다 하다 아니면 다른 꿈을 꾸지 뭐.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아, 꿈이여 깨지 말아라. 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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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4/4/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