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공짜는 없다by 날개단약속




20180718공짜는없다.jpg








오늘은 재수 좋은 날.
우리 쎄라 앞 차창에 흩날리는 메모 하나.
“죄송합니다. 실수로 오른쪽 아래 범퍼 부분을 접촉했습니다.
전화가 안 돼 메모 남깁니다. 0**-8***-0***."


어이쿠! 이런 일이!
지나가던 차량이 우리 쎄라 몸통 옆을 긁고 지나간 거다.
사실 내 차엔 블랙박스 하나 없다.
누가 긁거나 박고 지나가도 알 길이 없다.
평소 같았음 노발대발 흥분하며 화를 낼 법도 한데
양심적인 사람을 만나 오히려 감사했다.


며칠 뒤 차주에게 전활 걸어 무상으로 수리도 받고
차비 지원까지 받아 룰루랄라♪♬ 신이 났다.
주차해둔 도로가 외지고 딱 봐도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 상처도 있었기에 그냥 지나가도 모를 일이었다.


‘어떻게 친절한 차주 씨를 만났을까?’


이 일이 있기 전, 이전 주인 앞으로 택배 하나가 1주, 2주가 다 되도록
애타게 주인만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택배 기사님이 다시 찾으러 오리라 믿고 문 앞에 한참 내놓았지만, 그 자리 그대로였다.
마침 전주인 개인 연락처가 있기에 전화도 걸어봤지만 잘못된 번호라 쉽사리 연락이 닿지 않았다.


‘꼭 주인을 찾아줄게! 기다려! 택배야~~’


거의 사명감으로 급기야 보내왔던 쇼핑몰 콜센터로 몇 통이나 전활 걸었다.
직원은 영문도 모른 채, 내 전활 받아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얼떨떨해하면서도
정말 감사하다며 택배를 찾으러 오겠다는 답을 받았다.


무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주문한 상품을 기다릴 주인과 잘못 배송된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 내 맘이 편치 않았다.

무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택배 물건의 참 주인을 찾아 준 수고 덕에
우리 쎄라에게 보답이 돌아왔음을 깨닫는다.
 
역시 세상에 공짜란 없다.

모두 자기가 행한 대로 순리대로 받으며 살아간다.
누가 더 받았다고 열 낼 필요도, 내가 덜 받았다고 흐느낄 필요도 없다.
언젠가는 내가 최선을 다한 만큼 돌려받게 되니깐.


조회수
37,870
좋아요
8
댓글
8
날짜
18/7/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