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새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
태양 아래 찬란히 빛나는 푸른 바다 속살
누구나 만나고 싶었으리라
지난 계절 시간의 타래 풀어 잠시 길을 떠나도
여름은 여전히 사방을 가로막으며
뜨겁게 웃고 서 있었다.
그 뜨거움 아래 검게 그을리는 것은 사람뿐
하얀 것은 하얗게 타고 푸른 것은 푸르게 탄다
그래서 그늘 찾지 못한 사람은 더욱 까맣게 타는가
그 무덥던 여름가고 이제 창조주 법칙따라
가을은 이미 우리 앞에 높고 푸르게 깨어나고 있다
선하고 밝은 기운을 들이마시고 어둠은 내뱉으라
여름내 모아둔 반짝이는 생명들을
가을 치마폭에 석류처럼 영글어 터지게 하라
마악 비상하려는 물빛새처럼
청명한 가을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자
<1995년 10월 섭리세계 정명석 목사의 '비상'>